영화 백두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이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폭발을 일으켰던 백두산이 대략 천년만에 다시 폭발한다는 상상력이 더해진 영화이다. 갑작스러운 재난에 휘말려서 생존하기 위하여, 또 사상 초유의 재난을 막기 위해 전역을 앞둔 남한의 특전사 대위 '조인창'(하정우)과 북한 무력부 소속의 '리준평'(이병헌) 이 손을 잡고 재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영화 백두산 솔직한 리뷰
지난 천년 간 잠들어 있던 백두산이 폭발했고,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폭발이었기에 한반도는 아비규환이 된다. 심지어 백두산은 총 4차 폭발까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대규모의 화산 폭발을 막기 위해 전역을 앞둔 특전사 조인창이 투입되었고 그를 돕는 북한 측 요원인 리준평이 등장한다. 남북의 합작 작전인 것이다.
한국 영화에서는 남북 합작 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다. 특히 배우 하정우는 이 전에 영화 <베를린>에서 북한 요원으로, <PMC:더 벙커>에서는 남한 사람처럼 보이는 용병을 맡았으며 이번 백두산에서는 남한 측 요원으로 등장한다. 다소 식상할 수 있는 클리셰적인 영화이다. 영화 백두산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모든 장면이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로 채워져 있다. 게다가 신파적인 내용과 억지전개, 다소 말이 안 되는 장면들과,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농담들이 즐비한다. 모두가 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상황에서 농담을 계속 시도하는 장면들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입가에 웃음을 걸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삼류영화가 될 수 있는 소재들이 다소 있다.
다시 영화 내용으로 돌아가보자. 이미 1차 폭발한 백두산으로 북한은 초토화가 되었고 한국의 서울 일대에도 대형 지진이 발생하게 된다. 서울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CG장면은 잘 표현이 되었다. 건물이 붕괴하는 장면에서는 CG를 입힌 티가 다소 나기는 하지만 굉장한 긴장감을 주어서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백두산은 이미 폭발했고 정부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작전을 계획하는 '전유경'(전혜진)과 미국 시민권자이자 프리스턴대 교수인 로버트, 한국 이름 '강봉래'(마동석)가 등장한다. 강봉래는 유일하게 백두산이 터질 것이고 경고했지만 학계에서는 무시를 당해왔다. 하지만 정말 백두산이 폭발해 버린 것. 강봉래가 제시한 이론은 화산 폭발을 막기 위해 압력을 다른 출구로 배출하자는 것이었다. 마그마가 있는 곳 옆을 폭탄으로 구멍을 내서 압력을 배출하고 폭발을 사전에 막아내자는 작전이었다. 하지만 성공 확률이 3% 내외라 절망적인 상황. 하지만 3%의 희망을 믿고 백두산의 화산을 막기 위한 작전이 진행된다. 문제는 폭탄이다. 강봉래 교수가 이야기한 폭발력은 600kt 정도였는데 그게 가능한 폭탄은 핵무기뿐이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을 훔치기로 한다. 핵탄두를 탑재할 기폭장치를 가져간 후 북한의 ICBM에서 우라늄을 빼내어 장착한 다음에 백두산의 탄광으로 들어가 폭파한다는 작전이다.
사실 이 전개는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실은 절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아무리 북한 정부가 붕괴되어도 북한 현지에서 핵을 조달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핵을 훔치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북한의 무력부 소속이라는 리준평이 도와준다고 해도 말이다. 심지어 한국의 특수부대가 북한에 잠입해서 핵무기를 탈취한 후 중국 국경까지 가서 핵을 터뜨리겠다는 작전은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전개이다. 심지어 이 작전은 미국이 모르게 진행한다. 미국이 모르는 것도 웃기지만 미국한테 이 작전을 숨기는 이유가 미국이 승인도 안 할 거고 방해할 게 뻔하다는 이유로 숨기기로 한다.
한국은 작전을 위해 두 개의 부대를 보낸다. 한 부대는 전투 경험이 풍부한 특전사 부대와 다른 하나는 전투 경험은 없지만 폭탄 처리하는 기술을 지닌 특전사 부대이다. 하지만 전투 부대가 북한에 강하도 하기 전에 수송기가 폭발하여 전부 사망하고 만다. 이로써 전투 경험도 없는 부대가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조인창이 이끄는 부대였다. 그들은 준비가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북한 감옥에 갇혀있는 리준평을 구하러 간다. 리준평은 속을 알 수 없는 음험한 인물로 등장한다. 경험도 풍부하고 전투력도 뛰어나서 조인창을 압도하는 인물이다.
뭔가 익숙한 구도이다. 전투경험이 없는 폭탄 기술자가 작전에 투입되고 속을 알 수 없는 이중 스파이와 힘을 합치는 내용은 니콜라스 케이지와, 숀 코너리가 나오는 영화 <더 록>과 매우 흡사하다. 또 폭탄을 설치하러 재난의 현장으로 간다는 건 영화 <아마겟돈>과 <딥 임팩트>와 유사하며 또 거기서 누군가가 희생한다는 것도 비슷하다.
그나마 괜찮았던 건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배우 하정우는 어설프고 실전경험 부족한 조인창의 캐릭터를 잘 표현했고 그를 바라보는 리준평 역할의 이병헌은 그의 명성답게 화려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몰입하는 캐릭터가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게 단점이었다. 영화 속에서 쉬지 않고 나오는 농담 때문이다. 이 영화의 상황은 극한의 재난 상황이다. 북한은 이미 붕괴했고 한국도 곧 붕괴할 위기에 놓여있다.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감독의 의도는 알겠으나 지금 현재 상황은 그들이 시시콜콜 농담을 할 상황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다소 억지스러운 유머 포인트는 흐름이 끊기고 긴장감을 박살 내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북한이 붕괴했다고 하지만 적진이다. 리준평은 믿을 수 없는 인물이고 언제든 화산 활동과 지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리준평의 배신의 위험이 있다. 농담을 나눈다면 적어도 긴박하지 않은 상황이었어야 했다. 그리고 속을 알 수 없는 북한 요원 리준평은 영화 중반부터 속을 너무 쉽게 보여준다. 딸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버지의 부성애는 조인창과의 브로맨스로 이어진다. 다소 엉성하고 지루하다.
어찌 됐든 조인창과 리준평은 무사히 탄광에 돌입하였고 둘은 한국의 드라마 <다모>를 이야기한다. 앞서 계속됐던 둘의 농담들 중 주된 이야기였던 드라마 <다모>는 2000년대 드라마로 실제로 북한에서 다소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조인창은 리준평에게 <다모>의 결말은 주인공이 전부 죽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다모>의 결말이 뭐냐며 시종일관 농담처럼 우스갯소리를 하던 리준평은 이제 더이상 미련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희생하려고 할 때는 너무 뻔하고 억지스러운 내용이 아닌가 싶었다. 어쨌든 리준평은 조인창에게 딸을 부탁하고, 기폭장치를 가지고 약속된 장소로 들어간다. 리준평의 희생으로 작전은 성공하였고 한반도는 다시 평화를 되찾았다. 조인창은 리준평의 딸을 양녀로 삼아서 잘 살아간다는 이야기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되려 이런 클리셰적인 장면들로 인해서 나름 흥행을 이루었다. 라인업이 무척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그들의 연기력에는 집중할 수 있다. 자연재해 영화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볼만한다. 긴장감도 있으면서 중간중간 코믹한 요소가 있는 영화로 시간 때우기에 나쁘지 않은 영화이다.
백두산은 정말 다시 폭발할 것인가?
4년이 지난 이 영화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백두산의 ' 재폭발 설' 때문이다. 백두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유명하고 예전부터 백두산이 다시 폭발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최근 백두산 폭발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전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백두산 폭발을 100%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두산이 다시 폭발할 수 있는 시기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바로 다가오는 2025년에 폭발한다는 것이다. 정확히 3년이 남았다.
그렇다면 왜 학자들은 2025년을 주목하고 있는 걸까?
실제 백두산의 분화 시기는 100년마다 분석되고 있고 가장 최근에 분화했던 시점이 1925년이기 때문에, 100년이 지난 2023년에 또다시 폭발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변수가 많은 자연재해라 단순 계산 결과와는 다를 수 있지만 실제 백두산 천지 하부에 '마그마방'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고 폭발이 임박했다는 학계의 분석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백두산이 터지면 어떻게 될까?
2022년 1월 초에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서 화산폭발지수 5 규모의 해저화산 폭발이 있었는데 그 주변 국가들의 통신망이 마비되었고 쓰나미, 화산재로 인해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백두산은 예전에 이보다 더 강력한 7 규모의 대폭발이 있었고 특히 946년에 발생한 백두산 폭발의 경우 지난 2000년간 가장 강력한 화산폭발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 위력은 통가 폭발의 100-1000배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럼 한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백두산의 위치는 북한 쪽이어서 폭발한다고 해도 남한까지 피해가 있을까 싶지만, 기후나 바람 정도에 따라 남한까지 화산재가 날아온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반경 60km는 초토화가 된다. 그리고 인간에게 치명적인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백두산 천지에 농축되어 있는데 폭발과 함께 대방출이 되면서 반경 50km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바로 질식사를 하게 될 수 있다.
또 화산재는 0.1cm만 쌓여도 모든 항공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에 1cm만 쌓여도 차가 달릴 수 없다. 화산재에는 전류가 흐르는데 이 전류가 차를 멈춰버리기 때문이다. 수도와 전기를 사용할 수 도 없다. 또한 농작물 피해는 물론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이 있을 것이다. 백두산 폭발로 화산재가 남서쪽으로 이동하는 최악의 경우 직간접 피해 규모가 11조 1천895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이 화산재는 한국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인류 역사상 최악의 빙하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백두산 폭발에 대처해야 할까?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백두산을 실시간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 백두산 연구는 중국에서 독점하고 있다. 그리고 백두산 근처는 북한기에 우리가 나서서 연구를 하기가 어렵다. 중국에서는 백두산을 '장백산'이라고 부르며 백두산이라는 단어는 금기어이다. 중국은 백두산 공정을 위해 한국에게 연구 정보를 알려주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내 학자들은 백두산 연구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류가 함께 대응해야 될 문제인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 그럼 백두산이 정말 폭발하게 된다면 우리 각자는 뭐부터 해야 될까? 한국은 화산재를 피할 수가 없다. 화산재는 반나절만에 서울에 도달하고 하루면 전국을 뒤덮는다. 경보를 듣자마자 당장 마트로 가서 최소 2주 치의 식량을 구비하자. 시간을 조금만 지체해도 아무것도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집에 있는 모든 창틀에 테이프를 붙이고 큰 틈은 젖은 수건으로 막아놓자. 상수도가 오염되기 전에 미리 물을 받아놓자. 그리고는 그저 바람이 북서풍이나 북동풍이 불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재난 가방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도 여러모로 좋다. 부디 백두산이 터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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