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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면 좋은 영화 <스타 이즈 본>

by 츄랜드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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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탄생>의 원작은 1937년 개봉한 뮤지컬 영화로 1954년과 1976년에도 리메이크가 되기도 했다. 2018년에 개봉한 <스타이즈본>은 1937년 원작의 리메이크로 제작되었으면서도 내용은 1976년과 비슷하게 두 명의 가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할리우드 대표 섹시스타로 유명한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영화 스타이즈본

톱스타 '잭슨(브래들리 쿠퍼)'은 알코올 중독과 이명에 시달리고 있다. 술에 반쯤 취해 공연을 마친 후 한잔 더 마시러 어느 바에 들리는데, 그곳에서 노래를 부르는 '앨리(레이디 가가)'를 보게 된다. 멋진 가창력과 무대를 장악하는 그녀를 보고 잭슨은 감정이 복받쳐 눈물까지 흘린다. 앨리는 재능이 있는 타고난 가수이지만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식당 주방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여러 차례 가수의 꿈에 도전해 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한 번은 커다란 코를 지적한 프로듀서 때문에 자신의 외모에 콤플렉스까지 생겨버렸다. 그렇게 밤무대에서 객원 가수를 하며 못다 이룬 꿈을 꾸고 있던 차에 잭슨이 우연히 그녀를 발견한 것. 잭슨은 진심으로 그녀의 재능과 목소리를 사랑하게 되었고, 자신의 공연에 앨리를 초대한다. 무대에 서게 된 앨리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노래 실력을 자랑하고 관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잭슨은 앨리만의 이야기가 담긴 곡을 편곡해서 앨리를 무대에 올리기까지 한다. 앨리는 점점 유명해지고 둘의 사랑도 점점 깊어져 둘은 영원을 약속한 부부가 된다. 하지만 잭슨은 알코올 중독과 그로 인한 청각 문제로 점점 더 무대에 서기가 어려워지고 있었다. 앨리는 새로운 소속사와 계약을 하고 팝스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렇게 영원할 줄 알았던 둘의 사랑에도 갈등이 생긴다. 유명세로 비상하는 앨리와 점점 추락하는 잭슨. 앨리는 최고의 영예인 그래미에서 수상까지 하게 되고, 그녀를 축하하기 위해 술을 마신채로 무대에 오른 잭슨은 바지에 오줌을 싸는 실수를 하며 시상식을 악몽으로 만든다. 드디어 잭슨은 자신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며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기 시작한다. 이런 잭슨을 위해 앨리는 자신의 월드 투어를 포기하고 잭슨을 돌보기로 한다. 하지만 앨리의 매니저는 잭슨을 찾아와 그가 앨리의 앞길을 망치고 있다며 비난하고 듣기 힘든 모진 말을 퍼붓는다. 결국 앨리가 콘서트에서 오랜만에 잭슨과 합동 공연을 하기로 한 날, 잭슨은 자신의 괴로움을 참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잭슨은 늘 앨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에 담기를 원했다. 앨리는 그의 말처럼 진심을 다해 자신의 노래를 부르게 되고, 잭슨을 그리워하며 노래를 부르는 앨리의 모습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의 핵심, 'OST'

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는 단연 OST이다. 걸출한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노래들은 극 중 앨리의 상황과 어우러져 강한 흡입력을 갖는다. 록스타로 열연한 브래들리 쿠퍼도 준수한 보컬 실력을 자랑하는데, 특히 극 중 잭슨의 첫 무대에서 듀엣으로 함께 부른 'Shallow'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폭발적인 가가의 음색이 어우러진 최고의 명곡이다. 잭슨의 노래는 거친 서부의 카우보이를 연상시키는 선 굵은 기타 연주를 대표로 한 전형적인 락 음악 위주였다. 하지만 앨리를 만나고, 처음으로 달달한 사랑 노래를 직접 작곡해 앨리에게 들려주는데, 이는 잭슨이 진짜 사랑을 만나 조금씩 변화하고 있던 당시의 모습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장면이기도 했다. 물론 관객들은 그가 만든 'I'll never love again' 노래를 그의 추모 공연에서 앨리의 목소리를 통해 듣게 되지만, 절절한 노래 가사는 잭슨이 얼마나 처절히 앨리를 사랑했는지 느끼게 해서 더 진한 여운을 남긴다. 

 

뻔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일반적인 공식에서 벗어난 '사랑'을 표현한 두 주인공의 관계이다.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뛰어나고 강인한 남성과 수동적이지만 충실한 여성의 사랑이 흔한 소재인 편이다. 재벌집 아들이나 변호사 혹은 도깨비까지 보통 남자가 그 역할을 맡고, 여성은 가정부나 학생 혹은 가난한 집 출신의 성실한 직장인을 맡는다. 물론 반대의 캐스팅도 종종 등장하지만, 남자가 유약하거나 보호가 필요하거나 성공하지 못하고 끝까지 무능한 배역이 주인공을 맡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할리우드는 그래도 조금 나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다. 남성은 힘과 부를 소유하거나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로 종종 묘사되고, 여성은 능력이 있어도 영화의 주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역할을 맡기는 쉽지 않다.

 

그에 반해 <스타 이즈 본>에서 남주인공 잭슨은 등장때부터 겉으로는 세 보이지만 한없이 약해진 상태이다. 그에 비해 앨리는 실력과 단단함을 갖춘 모습으로 등장한다. 잭슨은 그런 앨리를 알아보고, 앨리도 잭슨의 화려한 모습 뒤에 감춰진 아픔을 이해한다. 잭슨이 반한 앨리의 모습에는 예술적 순수함과 열정 그리고 엄청난 잠재력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앨리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잭슨의 모습이 사랑의 시작이었다. 남자와 여자의 입장이 뒤바뀐 듯한 이 사랑의 구도는, 잭슨이 되려 앨리의 성공가도에 방해가 되는 장면에서 극적으로 드러난다. 가슴 아프기도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는, 전 세계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수상 무대에서 실례를 범한 남편 잭슨을 데리고 직접 욕실에 들어가 옷을 벗기고 씻기는 풀메이크업 드레스 차림의 앨리이다. 그리고 이후로도 잭슨의 회복을 진심으로 바라고 기다린다. 

 

사회적 통념 속 남성의 모습이 아닌데다가 사랑하는 여자의 앞길을 막고 있다는 죄책감 때문인지, 잭슨은 가장 남성적이고 폭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가 찾은 진정한 사랑이 그의 마지막 추락의 빌미를 제공한 것 같아서 더욱 비극적이다. 남겨진 앨리는 그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다. 앨리가 잭슨의 추모식에서 부른 잭슨의 유작 노래는, 그래서 잭슨의 노래이기도 하지만 앨리의 노래이기도 했다. 다시는 다른 사람을 만나지도 원하지도 않겠다는 앨리의 우렁찬 목소리는, 달달했던 잭슨의 원곡과는 다른 아픔을 지니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마침내 잭슨과 앨리가 예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하나가 된 장면이기도 하다. 

 

<스타 이즈 본>을 추천하는 이유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나를 이해해주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해 줄 영화이다. 그리고 진짜 사랑이 어떤 모습일지 표현하는 영화를 찾는다면 <스타 이즈 본>이 그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할리우드 탑스타와 화제만발 팝스타의 주연 때문에 단순히 할리우드식 오락 영화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노래들과 서사 그리고 탄탄한 연기력이 받쳐주는, 준수한 대중적 예술 영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레이디 가가의 노래를 찾아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둘 중 하나다. 조금의 유치함과 클리셰도 용납 못하는 강철이성 전무감성의 소유자이거나 혹은 귀가 들리지 않는 분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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